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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사피엔스'가 온다!

명쾌한한의원 최원장 2020. 7. 23. 15:44

인류의 역사가 코로나 이전(BC: Before Corona)과 코로나 이후(AD: After Disease)로 나뉠거라고 합니다. 혹자는 전염성이 강하고 변이가 잘 되는 코로나 바이러스 특성상 '코로나 이후'라는 단어보다 '코로나와 함께하는'(WC: With Corona) 시대라고 말을 바꾸는게 낫겠다고도 합니다. 역사가 어떻게 흘러가든 코로나19의 존재가 우리 인류의 생활방식을 송두리채 바꿨다는 것에 이견은 없습니다. 농업혁명은 수 천년, 2차 산업혁명은 300년, 제3의 물결이라는 정보화 혁명은 20~30년의 시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됐는데,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은 코로나를 앞세우자마자 몇 달만에 역사를 휙~하고 바꿔버린 듯한 느낌이군요.   

앞에 오는 세상이 어떤 미래가 될지 아무도 쉽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임상에서 환자들을 만나는 명쾌한 최원장의 입장에서, 제 눈앞에 뻔히 뵈는데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 사실 몇 가지를 얘기해볼까 합니다. 그 첫 번째 주자는 바로 '우울증'입니다.

#코로나블루 세대가 온다!

지금 우리가 호소하는 코로나 블루(코로나로 인한 우울증)는 그 위험성에 비해 평가절하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한창 코로나 전염 위험이 높다보니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이고 두문불출하는 사람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킨 모범 시민으로 여겨질 뿐, 코로나 블루 위험군으로 집계되지 않으니까요. 우울감이 아무리 심해도 코로나에 감염되는 것 보다는 낫습니다. 구급 사이렌 소리가 들리며 음압병실로 실려가고, 나를 만났다는 사실 때문에 내 지인들이 접촉자가 되어 자가격리되고, 나의 동선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고, 때로는 "이 시국에 그런 곳에 왜 갔느냐"는 아픈 화살을 맞기도 합니다. 심한 증상 없이 잘 호전되는 사람도 있지만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별것 아닐수는 없습니다. 잘 회복되어 사회로 복귀한 후에도 후유증이 심하다는 이야기까지 있습니다. 그런데 2020년 7월 23일 0시기준, 코로나 19 확진환자는 13,938명입니다. 대한민국 인구 5185만명의 0.0269%에 불과합니다. 감염되지 않은 대한민국 국민 99.97% 중 절대 다수가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합니다. 게다가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된 분들의 우울감이 일반인에 비해 결코 작지 않을 것임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한번 형성된 사회적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 것을 생각할 때, '코로나 이후' 세상이 온다 해도 코로나 블루가 얼마나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인지 쉽게 예상이 되지요.

다음은 코로나19 때문에 변화된 우리의 삶을 대표하는 몇가지 키워드를 뽑아봤습니다. 참 우연찮게도 모두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입니다. 

#알 수 없는 미래

걱정과 불안은 우울증의 두 가지 큰 증상이자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안 그래도 살기 힘든 세상인데 코로나19로 인해 더 걱정되고 더 불안해졌지요. 예전에는 그래도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식의 가이드라인이라도 있었는데 이제는 전문가들조차 앞날이 어떻게 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판데믹은 어떤 지역이나 한 나라의 방역의 차원을 넘어서 전세계적인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도망갈 곳이 없이 전세계적으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인 불확실성을 키웁니다. 우울증이 없는 정상인도 걱정과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우울증 환자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매달리며 더욱 불안감에 몰입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걱정을 눈덩이처럼 키우면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외부활동의 감소

우울증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은 행복호르몬, 세로토닌입니다. 세로토닌은 햇빛을 받아 비타민D의 도움으로 생성되는데, 코로나19로 다들 외부활동을 줄이고 집 밖으로 나가지 않다보니 햇빛을 못 받아 체내 세로토닌의 양이 확 줄어듭니다. 몸을 움직이면 세로토닌 뉴런이 작동할 확률이 높아지고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됩니다. 그런데 외부 활동이 줄어드니 운동량이 감소하고 이것 또한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네요.  

#비대면 사회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면 통증과 불안,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사회적 관계에서 분비되는 사랑의 호르몬 옥시토신은 우울감을 줄일 수 있습니다. 포옹이나 악수, 신체적 접촉으로 옥시토신이 분비되면 세로토닌이 분비되도록 자극하거든요. 그런데 코로나19는 타인과의 만남을 극도로 두려워하게 만드는군요. 직접 만나지 못하게 하고 신체적인 접촉을 문제삼으며 2미터 이상 떨어진 관계를 유지하라고 합니다. 약 없이 우울증에서 회복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 봉쇄당하는 느낌입니다. 사람을 못 만나니 스마트폰이라도 붙들고 있는데, 장시간의 스마트폰 사용이 우울감, 외로움, 분노조절장애를 느낄 확률을 50% 상승시킨다는 보고도 있네요. 

'코로나 블루'가 사회문제가 되는 '코로나 사피엔스'가 지배하는 세상. 그 세상에 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명쾌한 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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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이후 인류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신세계에서 살아갈 우리를, 감히 코로나 사피엔스라 부른다. -최재천-

인터넷 서점에서 "코로나 사피엔스"라는 책을 발견하고 얼른 사서 읽었습니다. '코로나'라는 문명의 대전환에 적응해야 하는 새로운 인류를 지칭하는 말인것 같은데, 저는 감히 이렇게 숟가락을 얹어봅니다. <코로나 블루 사피엔스>라고!

<코로나 블루 사피엔스>가 넘쳐날 세상에 대한 위기의식이 필요할 때입니다. 

ps. 다음 글부터는 <'코로나 블루 사피엔스'로 살아가면서 건강을 지키는 생활속의 관리법>을 시리즈로 연재할 생각입니다. 자주 만나뵙겠습니다. 건강하세요!